1. 예체능 사교육만 하고 있어요.
올해 3학년 S는 교과 공부를 위한 사교육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여섯 살, 일곱 살 때 주짓수를 배우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클라이밍을 배웠습니다. 몸을 잘 쓰고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 어울리는 활동들이었죠. 클라이밍을 하는 동안 체형도 많이 변했습니다. 마른 체형이었는데 몸이 단단해지면서 두툼해졌고 어깨도 각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아기였을 때 작은 어깨의 귀여운 모습에 어좁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젠 다부진 어깨가 되었습니다. 뒷모습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처음으로 생존수영교육을 받고 왔습니다. 워낙 물놀이를 좋아했던 터라 그 교육을 계기로 클라이밍을 잠시 쉬고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음파음파, 발차기, 팔 돌리기를 순서대로 잘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운동을 꾸준히 했었어서인지 차는 힘이 좋아서 앞으로 쑥쑥 나가서 수영 선생님이 신기해 하기도 했습니다. '수영 처음 배우는 거 맞니'라고 물어보기도 했다네요. 지금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4개월 차 정도가 되었는데 접영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진도가 꽤 빠른 것 같지만 즐겁게 다니니 추운 겨울이 와도 꾸준히 잘 다녔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2.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는데,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엄마와 함께 학습지를 풀고 체크하면서 공부해 왔습니다. 수학은 선행이 아닌 복습으로 개념문제집 한 권, 연산문제집 한 권 풀고 있습니다. 국어는 '뿌리깊은 초등국어 독해력, 어휘력' 4단계를 풀고 있습니다. 학년에 맞는 단계부터 시작했는데, 지금 푸는 속도 유지하면서 책 꾸준히 읽고, 모니카신문을 조금 더 하면 국어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회와 과학은 교과서를 따로 구매해서 복습 겸 집에서 한 번씩 훑어보고 있습니다. 3학년 2학기니까 문제집이 필요할까 하고 찾아봤는데 교과서 꼼꼼히 읽는 거로 복습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영어!
고등학교를 영어과를 나왔는데 아이는 영어유치원은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그리고 영어 사교육도 아직 안 하고 있고요. 집중 듣기, 집중 읽기와 같은 공부 방법도 책을 통해 제가 먼저 읽어봤는데, 매일 몇 시간씩 아이와 앉아서 하는 게 저희 상황과 맞지 않았습니다. S만 있다면 집안일 같은 건 뒤로 미루고 아이를 붙잡고 앉아서 할 수도 있었겠지만, 둘째도 있으니까요. S와 차분히 앉아서 공부하려고 G를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두 아이의 영어 실력이 크게 차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할 때 괜찮은지 물어보니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시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처음 배우니 어려운 건 전혀 없고 짧은 인사말과 문장이니 어렵다고 느껴지면 안 되겠죠. 엄마표 영어와 관련된 여러 책에서 영어그림책을 자주 읽어주라고 하는데, 매일 저녁밥 먹고, 씻으라고 하고, 씻기고, 식탁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갈까요. 저도 느긋하게 앉아서 한글 그림책도 읽어주고 싶고, 영어 그림책도 읽어주고 싶은데 말이죠. 워낙 일찍 일어나는 아이인지라 또 너무 늦게 자면 안 될 것 같아 얼른 자라고 재촉하곤 합니다.
3. 엄마표 영어 교재를 사다.
특별히 영어 공부를 시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계속 영어가 마음에 쓰였습니다. 학원을 보내는 게 나을지, 집에서 저와 함께 공부하는 게 나을지 물어보면 아이는 집에서 하겠다고 합니다. (학원을 한 번도 다녀본 적 없는데 가기 싫다고 하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파닉스 교재를 가지고 함께 공부해 보기도 했는데, 가르치는 저도 아이도 뭔가 이거다! 싶은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엄마표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대치동에서 25년 영어를 가르친 선생님의 강의였습니다. 영어 공부를 시키지 않던 9살 딸아이와 함께 공부한 내용과 함께 어떤 책으로 공부했는지도 알려주셨습니다.
[대치동, 기적의 초등영어 영단어 1800 / 통문장 1800]
이 두 권을 매일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매일 단어를 외우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S는 3학년이니까요. 외우고 잊더라도, 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보고 외우고 써보고,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통문장 1800] 책은 진짜 애니메이션, 영화에 나오는 대사들을 통째로 반복해서 듣고 반복해서 따라 하면서 외우게 되는 시스템이에요. 대부분의 아이들 영어책에 나오는 문장들은 영어 네이티브스피커가 천천히 읽어줍니다. 그런데 실제 영화에서 나오는 문장들이니 묵음도 많고, 먹어들어가는(?) 발음도 많겠죠. 그런데 계속 반복해서 듣고 직접 따라 해 보면 어느새 교과서에 나오는 문장들은 쉽게 들리는 단계가 될 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회화 배울 때 미드, 영드 보면서 섀도잉 많이 하는 것과 같은 거죠. 그래서 섀도잉은 아이가 할 때 저도 함께 하려고요. 자주 쓰지 않으니 저도 발음도 굳고 모르는 단어도 자꾸 보이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 교재로 이제 시작하는 거라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매일을 보내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생기겠죠.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어렵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루기 보다 꼭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니 함께 도전해 보려 합니다. 몇 달 뒤 아이의 변화를 포스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쉬운 단어도 읽지 못하는데, 문장을 읽어내는 순간이 올까요?
기대하며 도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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