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합니다

에세이 리뷰 [나는 나를 믿는다]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_ 이지은 / 허밍버드

#호주이민

해외생활은 제가 가진 로망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서 외교관을 꿈꿀 때도 있었고요, 아직도 해외 어딘가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환상보다는 고달픈 현실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해외에서 산다는 건 여전히 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그래서 해외생활이 담긴 에세이가 나오면 더 눈여겨보곤 합니다. 작가의 삶을 읽으며 대리만족도 하고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 대한 안정감도 느끼면서요. 이번에 읽은 책은 호주로 이민을 가고 그곳에서 첫 책을 낸 이지은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호주 생활이 담겨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했어요.

 

 

 

 

오늘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나는 나를 믿는다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이지은 지음 / 허밍버드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두 달 만에 남편과 함께 호주로 이민을 갔습니다. 잠시 여행이 아닌 살기 위해 떠난 거죠. 한국에서의 바쁜 삶도 힘들었겠지만, 호주에서 스스로와 완전히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낯선 삶이 주던 긴장감도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겠죠. 일상이 되면서 한국과 다른 여유로움이 오히려 저자를 외롭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책에는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마음을 기록하고 호주에서 새롭게 시작한 일에 대한 생각들이 담담하게 쓰여있습니다. 외로움과 힘듦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고 인정하고, 그리고 매일의 시간을 정성껏 살아내면서 우울했던 감정으로부터 천천히 걸어 나오고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책 속에서 같은 마음의 문장을 많이 만났어요!

오늘 만난 문장

 

"독서는 나의 유일하면서도 오래된 취미이자, 가장 좋아하는 탐닉이다." p.37

 

 

"책상 위에는 항상 몇 권의 책이 있었고, 여행을 가면 로컬 서점 구경은 필수였다. 가방에 책 한 권 넣어 둔 것만으로도 애착 인형을 가지고 나온 듯 마음 한구석이 든든했고, 잠자는 것만큼이나 마음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일상의 태풍 속에서 감정이 휘몰아쳐도 책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지쳤던 하루를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았어"라고 다시 말할 수 있었고, 책은 쪼그라진 마음을 위로하는 안식처가 됐다." p.37

 

 

"너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영 책이 안 읽힐 것 같다가도 막상 책을 펼치면 그런 감정은 저만치 물러가고, 나는 작가의 이야기에 쏙 들어와 있곤 했다.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하며 얻는 사소한 성취감은 무너졌던 감정들을 소리 없이 다시 회복시켜 주었다." p.39

 

 

"마흔의 나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내가 원하는 거을 들어주고, 내 마음이 괜찮은지 가장 먼저 살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내 시간에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나는 점점 더 내게 다정해지고 나의 자리를 예전보다 더 존중해주려 애쓴다. 남들이 어떤 마음으로 비교를 하든 크게 관심 갖지 않고, 내가 어떻게 이곳에 서있는지는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남들의 시선보다 나의 시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p.185

 

 

"어른이 되고 보니, 삶에는 명사보다 형용사가 더 많이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역할과 위치를 정의하는 명사보다, 내 삶의 태도와 시선을 드러내는 형용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p.231

 

 


처음엔 호주 이민생활에 대한 글이 담겨있으려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와의 대화가 더 많이 담겨있었습니다. 요즘 '나의 존재'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많은 때라 작가의 글이 더 와닿았습니다. 작가님과 나이도 비슷해서일까요? ;)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보다

 

나 자신과의 대화가 더 필요한 시간인 것을 인정하고 나를 돌아보고 아끼고 돌보는데 시간을 더 써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와의 관계가 좋을 때, 가족들에게도 보다 친절한 제가 된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나를 돌보는 행동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를 인정하고 내 마음을 읽고 나와 대화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정리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바뀔 때, 나를 둘러싼 이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다정한 제가 되더라고요. 

 

 

심리학 책은 아니지만,

위로가 필요한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와 같은 템포로 발맞추어 읽으면서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나는 나를 믿는다
타인을 위해서는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 주지만 정작 나 자신과는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새로운 일 앞에 막연한 걱정부터 든다면, 이유 없는 조급함 때문에 마음 한쪽을 사무실에 자주 놓고 온다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낯선 나를 마주하고 일상의 중심을 바로잡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이 책은 나를 온전히 믿기보다, 나를 의심하는 데 더 많은 마음을 쓰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다. 서른이 넘어서도 스스로를 잘 알지 못했다는 저자는 30대에 낯선 땅으로 이민을 떠나 비로소 진정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저자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한 두 번째 성장기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로, 마음의 뼈가 자라나는 단단하고도 울림 있는 문장이 곳곳에 담겨 있다.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주인이 되는 것, 매일매일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 소란한 세상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한 저자의 따듯한 격려와 위로를 통해 우리 역시 낯선 나를 마주하고,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새롭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일상이 조금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자. 《나는 나를 믿는다》라는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나를 믿고 더 반짝이는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지친 하루 끝에 펼쳐 보고 싶은 이지은 작가의 첫 번째 책.
저자
이지은
출판
허밍버드
출판일
2023.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