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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리뷰 [우리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지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스페인 고산 마을에서 일궈낸 자급자족 행복 일기 - 김산들 지음 

 

 

[0원으로 사는 삶]을 읽는 중에 만난 책이다. 

이 책 리뷰는 여기

 

혼자 살면, 혼자 지내면 무언가에 도전하기 조금 더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짧은 여행을 갈 때조차 혼자 떠날 때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때는 여행지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달라지니까. 그래서 [0원으로 사는 삶]을 읽으면서도 '작가님은 혼자니까 저렇게 훌쩍 떠날 수 있었겠지'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아이가 셋, 다섯 식구가 스페인 고산지대에서 살고 있다고? 꼭 그곳에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스페인에서도 도시에 거주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굳이 고산지대를 '선택'해서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혼자가 아닌 가족의 모습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궁금했다. 

 

 

역시나 선택부터가 범상치 않다. 당장 살기 힘든 집을 사서 주말마다 고치기를 7년. 드디어 집에 들어가서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인터넷선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라고? 살 집을 고를 때 다른 선택지도 많았을 텐데 아이들을 자연에서 기르고 싶은 마음으로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 게 뻔히 보이는 선택을 하다니. 누군가의 눈에는 '왜? 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가족은 선택한 삶을 참으로 다정하게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었고 그곳에서 행복했다. 

 

시골에서의 삶이 무조건 평화롭다고 저자는 쓰지 않는다. 눈비가 내릴 때의 힘듦, 긴 겨울을 보내는 이 가족만의 노하우, 아이를 낳을 때의 초조함 등을 솔직히 책에 담았다.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살기 위해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견뎌야 하는 것은 견뎌내고. 매 순간 집중하고 미루지 않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 때는 고산에서 살 수 있겠지만, 아이들이 크면 교육 때문에 도시로 옮겨와야 하지 않을까? 궁금해서 검색해 봤더니 여전히 블로그를 통해 삶의 모습을 나누고 계셨다 :)

 

김산들 작가님 블로그 :)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다짐한다. 나와 다른 삶이 모습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이 삶의 순간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고. 그렇게 각자의 삶을 아름답게 꾸려나가면 모두의 삶이 아름다울 것이라고. 

 

 

스페인은 신혼여행으로 다녀왔던 곳이라 다른 나라에 비해 더 관심이 가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언젠가 두 아이들과도 함께 갈 수 있을까?

잠시동안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

아이들이랑 같이 어학원 다니고, 여행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차몬드밑줄문장

 

그녀들은 외모지상주의를 거부하고,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 남자들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자아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외모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태조를 지향했다. 

"¡ Libre como una loca! (미친 여자처럼, 자유롭게!)" p.21

 

 

 

"¡ El fururo es ahora! ¡ El futuro no existe! ¡ El futuro es nuestro! (미래는 바로 지금이야, 미래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미래는 우리 것이야!)" p.43

 

 

 

우리는 집수리를 하면서 옛날 방식을 고수했다. 그때까지 나는 시멘트가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내 집을 짓겠다며 공부하다가, 시멘트야말로 집의 숨통을 막고 그 안에 사는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한국의 흙벽과 마찬가지로 집은 숨을 쉬며 그 기능을 한다고들 했다. 그런데 시멘트는 전혀 숨을 쉬지 못하며, 소각재, 제철소 슬래그, 하수 폐기물, 폐타이어, 플라스틱 쓰레기, 폐유, 심지어 농장에서 병으로 죽은 소까지 소각되어 원료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것이 다 환경호르몬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그렇다면 발암 물질이 아닌가. 우리가 사는 집을 발암 물질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옛날 이곳 사람들이 하던 방식으로 생석회와 모래, 물로 굳힌 모르타르(Mortar) 등을 써서 집의 크고 작은 부위들을 수리해 나갔다. p.58-59

 

 

 

집을 내 손으로 직접 고치고 나서야 나는 집의 완성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우리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시험에만 합격하면, 이 고비만 넘기면, 아이만 낳으면, 돈만 더 벌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두 어느 순간을 살고 있을 뿐 어느 누구도 완성된 인생을 가져본 적이 없다. 지금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어도 이것 또한 지나갈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인생을 살아가기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 p.61

 

 

 

"너희들이 진짜 내 작품이다."

도자기를 만들지 못하는 시간 동안 나는 소중한 세 작품을 얻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짜 명작, 나의 아이들. 나는 가끔씩 10여 년 전 뜨거웠던 나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 세 아이를 위한 흙 인형을 구워낸다. p.95

 

 

 

사람이 사는 곳은 시골이든 도시든 크게 다르지 않다. 시골에 사는 것이 낭만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고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다.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최선을 다해 활용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p.127

 

 

 

산똘의 눈과 마음은 늘 '가족'과 '오늘'에 맞춰져 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쓸데없이 걱정하느라 마음 쓰지 않고, 아이들의 요구와 행복을 최우선에 둔다. p.169

 

 

 

"하지 마!"가 아니라 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기 p.188

 

 

 

사실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우리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문명이 얼마나 편안하게 우리의 삶을 받쳐주고 있는지 제대로 느낄 기회가 거의 없다. 나를 지탱해 주는 편리한 환경, 온갖 기계들을 제거하고 나면 과연 무엇이 남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보게 된다. 자연이 주는 재난 앞에서 이렇게 조금씩 더 겸손해진다 p.263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이어지는 숲은 아이들의 놀이터다. 바구니 하나씩 들고 아빠를 따라나선 세 아이는 숲속에 소담스레 핀 버섯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내고, 길목에서 마주치는 야생화들의 이름을 배운다. 겨울에 불쏘시개로 사용할 솔방울을 줍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 사는 유일한 한국인 김산들 씨 가족의 어느 하루다. KBS1 《다큐 공감》,《인간극장》,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등 방송을 통해 한국에 알려지며 많은 사랑을 받은 산들 씨 가족의 일상과 자연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이 한 권에 모두 담겼다. 도시의 번잡한 삶에 지쳐 탁 트인 지평선과 고요한 자연이 그리운 사람, 그리고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찬찬히 돌아볼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가족을 만나보자. 숲과 가까이 살며 지금 이 순간, 오늘의 행복을 누리는 다섯 식구의 소소한 이야기가 따뜻한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김산들
출판
시공사
출판일
2019.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