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강의 준비
강의 의뢰를 받았습니다.
주제는 그림책에 관한 내용이었고, 강의를 들으실 분들은 학령기의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였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림책을 자주 읽고, 새로운 그림책이 나올 때마다 살펴보고 있지만 그림책 관련 강의는 처음이었어요. 그림책은 제 생활 어디에든 있는 익숙한 것(?)이었지만 강의라는 형식에 맞게 정리를 하려니 고민이 많았어요.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땐 (아직도? 여전히?) 책을 먼저 찾는 저이기에 이번에도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책 사랑꾼 그림책에서 무얼 보았나?]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작가가 나눈 분류에 따라 여러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종의 신간이 쏟아지는 가운데 작가는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하고, 소개하게 된 이유도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알고 있고 저도 좋아하는 그림책도 있었고 처음 알게 된 그림책도 있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를 좋아합니다.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다음에 읽고 싶어진 책을 만날 때, 앞으로 읽을 책 리스트가 차곡차곡 채워질 때 행복해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어요. 궁금한 책, 다시 읽어봐야겠다 생각한 책들을 계속 만났거든요.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저만의 추천도서 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고도 생각했어요. 주제별로, 연령별로 정리를 그때그때 해놓으면 그림책 추천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고민의 시간이 조금 더 짧아질 것 같아요.
책의 초반에 '들어가며'에서 만난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를 쓴 야나기다 구니오는, 그림책은 인생에 세 번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아이였을 때, 아이를 기를 때, 그리고 인생 후반이 되었을 때'를 이른다. 특히 인생 후반에 그림책과 친해지는 것은 내면적인 성숙과 연결된다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 읽으라고 강조한다. p.5
그림책 강의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아이에게 읽어주었던 그림책들을 다시 보았는데요, 혼자 읽을 때 느껴지는 울림은 또 달랐습니다.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고 분주하거나 우울할 때, 어릴 때보다 오히려 중년의 지금 시기가 더 그런 것 같은데요, 이때에 읽는 그림책은 또 다른 메시지를 주더라고요. 이런 그림책의 힘으로 인해 그림책이 더 이상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닌 어른에게도 필요한 책으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100세 그림책, 이라는 말 정말 귀엽고 소중하지 않나요 :)
읽고 싶은 그림책
[무릎딱지] 샤를로트 문드리크 지음,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이경혜 옮기, 한울림어린이
- 엄마를 잃은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엄마의 죽음에 대해 분노하고 부정하다가 엄마가 항상 내 마음 속에 살아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내용이에요.
죽음이라는 주제로 [오소리의 이별 선물], [나는 죽음이에요], [할머니가 남긴 선물] 그림책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아서 함께 리스트업 했습니다.
[엠마] 웬디 케셀만 글, 바바라 쿠니 그림, 강연숙 옮김, 느림보
72세에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 엠마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엠마 스턴이라는 화가의 실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멋진 할머니가 또 있죠 :)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책과 유춘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긴 [쑥갓 꽃을 그렸어] 책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된 시집 [약해지지 마]도 꼭 읽어보려고요!
[아침에 창문을 열면]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기, 시공주니어
위로를 주는 따뜻한 그림책들과 함께 리스트업 해보았어요.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와 모니카 페트의 [행복한 청소부]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청소부는 S가 어릴 때 참 많이 읽었던 책 중 하나예요. 제가 볼 때 3-4살의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일까? 싶었지만, 동글동글한 인상의 청소부 아저씨 얼굴 보는 것도 좋고,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따뜻함을 어린아이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책 한 권을 읽었는데 이렇게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떤 그림책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
함께 좋은 그림책 많이 읽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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