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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리뷰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책방지기의 일상, 기록이 궁금하다면?

[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

-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 정수윤 옮김 / 사이토 하루미치 사진

 

책방과 관련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이 책은 대형 서점에서 오래 일하다가 도쿄에서도 살짝 외진 곳에 책방을 연 책방사장님의 짧은 글들이 담긴 에세이이다. 서점을 오픈할 때 이야기, 책을 진열할 때의 관점, 서점을 방문하는 손님을 보고 떠오른 단상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시대에 책방을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들도 담겨있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 Title 서점의 모습도 궁금해서 구글맵에서도 찾아보았다. 

 

 

Title · 1 Chome-5-2 Momoi, Suginami City, Tokyo 167-0034 일본

★★★★☆ · 서점

www.google.co.kr

 

방문한 사람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 같다. 지나가면서 편히 들를 수 있는 책방이 있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단독 건물이면서 2층이라 한 쪽 공간은 카페로도 운영할 수 있고, 전시도 할 수 있어서 좋아 보인다. 단독건물 갖고 싶어요! 하하 -

구글맵에 저장해 놨으니, 언젠가 도쿄에 간다면 방문해 봐야지. 사장님께 이 책을 보여드리고 사인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말 어딘가에서 내 책을 읽은 누군가가 찾아오기까지 한다면 느낌이 다를 것 같으니까 :)

 

 

 

 

#차몬드의밑줄

책장은 몸 바깥에 부착된 두뇌와도 같아서 풍부하게 만들어두면 지식과 감정의 총량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살 수 있을 때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고 해도 책장에 꽂혀 있는 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지금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에 반해 지금 당장 읽을 필요는 없어도 앞으로 어딘가에서 이어질 법한 책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인터넷이 지닌 우월한 편리성은 언제나 '지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읽을 책은 지금의 나를 긍정하기는 해도, 아직 싹이 나지 않은 가능성에 물을 주는 일은 하지 못한다. 책장에 지금 필요한 책밖에 없는 상황은 어쩐지 내게는 조금 쓸쓸하게 여겨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p.101-102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서점은 지금, '거리의 대피소'가 되어가고 있다. p.116

 

 

나는 인간이 책을 손에 쥘 때 느끼는 순수한 마음의 움직임이 좋다. 크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길 바라며 눈앞에 있는 책을 손에 쥔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설령 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서점을 만들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변함없이 오래 계속하고 싶다....... p.127

 

 

설령 그런 일이 있다 해도 인간은 그날을 살아내야만 한다. p.138

 

 

비상시에 인간은 지금 당장 필요한 정보를 찾는 한편, 큰 목소리로 위협하거나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보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말을 필요로 한다. 그 여성은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부적처럼 그 책을 옆에 두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p.179

 

 

서점이란, 책을 비슷하게 늘어놓는 듯해도 이렇게나 다른 성향의 공간이다. Title에 놓인 책은 목소리가 작고, 다른 책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일은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각기 무슨 말인가 중얼거리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고 그 사람답게 쓰였다면, 사람은 자연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p.239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나에게 서점 Title은 누군가의 마음을 반드시 밝게 비춰주는 곳이다.” -임진아(작가) 추천! 도쿄가 사랑하는 서점 Title을 만든 쓰지야마 요시오의 책과 삶 이야기 긴 시간 대형 서점에서 일하다 동네 책방을 열게 된 서점인 쓰지야마 요시오가 생각한 좋은 일, 좋은 삶에 대한 단상을 담은 에세이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자기만의 철학, 자기만의 속도로 삶과 서점을 일구어가는 저자가 전하는 “작은 목소리”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서점 주인으로서 책을 진열하는 자신만의 관점, 서점의 철학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일의 중요성, 출판사나 서점 직원이 아닌, 책을 나르는 운송 노동자들에 대한 조명 등 책과 출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부터, 북 페어를 위해 센다이에 방문했던 일, 팬데믹 시대에 동네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 등 현재 일본 서점인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한국에 『목소리 순례』 『서로 다른 기념일』라는 책으로 소개되기도 한 청각장애인 사진작가 사이토 하루미치의 사진은 Title이 자리한 도쿄 골목의 공기를 전하며 이 책을 펼치는 또 하나의 기쁨을 선사한다. 멀리서 보면 별다를 것 없이 비슷해 보이는 일상일지라도 평범한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며 주어진 일을 소중히 이어가는 쓰지야마 요시오의 모습은 꼭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울림을 남긴다. 작고 느린 것을 소중히 여기는 저자의 태도에 스며들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천천히 음미하며 마음속에 모서리를 접어두고 싶은 에세이.
저자
쓰지야마 요시오
출판
돌베개
출판일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