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의 일상, 기록이 궁금하다면?
[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
-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 정수윤 옮김 / 사이토 하루미치 사진
책방과 관련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이 책은 대형 서점에서 오래 일하다가 도쿄에서도 살짝 외진 곳에 책방을 연 책방사장님의 짧은 글들이 담긴 에세이이다. 서점을 오픈할 때 이야기, 책을 진열할 때의 관점, 서점을 방문하는 손님을 보고 떠오른 단상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시대에 책방을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들도 담겨있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 Title 서점의 모습도 궁금해서 구글맵에서도 찾아보았다.
방문한 사람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 같다. 지나가면서 편히 들를 수 있는 책방이 있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단독 건물이면서 2층이라 한 쪽 공간은 카페로도 운영할 수 있고, 전시도 할 수 있어서 좋아 보인다. 단독건물 갖고 싶어요! 하하 -
구글맵에 저장해 놨으니, 언젠가 도쿄에 간다면 방문해 봐야지. 사장님께 이 책을 보여드리고 사인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말 어딘가에서 내 책을 읽은 누군가가 찾아오기까지 한다면 느낌이 다를 것 같으니까 :)
#차몬드의밑줄
책장은 몸 바깥에 부착된 두뇌와도 같아서 풍부하게 만들어두면 지식과 감정의 총량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살 수 있을 때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고 해도 책장에 꽂혀 있는 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지금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에 반해 지금 당장 읽을 필요는 없어도 앞으로 어딘가에서 이어질 법한 책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인터넷이 지닌 우월한 편리성은 언제나 '지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읽을 책은 지금의 나를 긍정하기는 해도, 아직 싹이 나지 않은 가능성에 물을 주는 일은 하지 못한다. 책장에 지금 필요한 책밖에 없는 상황은 어쩐지 내게는 조금 쓸쓸하게 여겨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p.101-102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서점은 지금, '거리의 대피소'가 되어가고 있다. p.116
나는 인간이 책을 손에 쥘 때 느끼는 순수한 마음의 움직임이 좋다. 크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길 바라며 눈앞에 있는 책을 손에 쥔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설령 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서점을 만들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변함없이 오래 계속하고 싶다....... p.127
설령 그런 일이 있다 해도 인간은 그날을 살아내야만 한다. p.138
비상시에 인간은 지금 당장 필요한 정보를 찾는 한편, 큰 목소리로 위협하거나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보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말을 필요로 한다. 그 여성은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부적처럼 그 책을 옆에 두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p.179
서점이란, 책을 비슷하게 늘어놓는 듯해도 이렇게나 다른 성향의 공간이다. Title에 놓인 책은 목소리가 작고, 다른 책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일은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각기 무슨 말인가 중얼거리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고 그 사람답게 쓰였다면, 사람은 자연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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